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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제 5 호 “도전! 상명대에서 천 원으로 아침밥을 먹어보다!”

  • 작성일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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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4639
김나현

수습기자 김나현 202210152@sangmyung.kr


대학생의 청년빈곤, 생계를 위한 결식

  대학생은 미성년의 상태로 성년이 되었다는 점에서 불완전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는 특히 돈을 벌 수 있는 수단과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이 경제적 문제를 겪곤 하는데, 이는 곧 청년 빈곤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경우라면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는 어른들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몸소 느끼게 될 것이다. 2021년 동아일보와 잡코리아가 진행한 설문에서, 청년 빈곤을 겪는 대학생들은 대부분 재정이 부족할 때 가장 먼저 식비 지출을 줄이려고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고려해 보면 그들이 몇 번의 끼니를 거르거나 대충 때우게 되는 것은, 안타깝게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즉, 조금이라도 식비 지출을 줄여야 하는 빈곤 상황에 부닥친 청년들에게 잘 차려진 한 끼 식사는 그저 사치로 분류된다.

  건강한 현대인의 생활을 위해 하루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을 기준으로 세 번의 식사를 권장한다. 사정에 따라 비록 한 끼만 먹게 되더라도 영양소를 잘 챙겨 먹는 것이 필요하고, 특히 아침밥은 당일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필수적이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동시에 경제적 빈곤을 겪는 대학생의 대부분이 지키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정작 청년들은 최소한의 아침밥조차 챙겨 먹기 힘든 현실에서 살고 있다.

  청년 빈곤을 겪고 있는, 혹은 여러 사유로 인해 아침 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에게 양질의 아침 식사를 천 원에 제공하여 젊은 층의 아침식사 습관화를 지원하자는 취지의 사업이 바로 ‘천원의 아침밥’ 이다.


상명대학교의 ‘천원의 아침밥’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대학교와 농림축산식품부 및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림부’)이 공동 지원하여 대학생에게 쌀과 쌀 가공식품을 활용한 양질의 아침 식사를 제공해 쌀 소비를 확대하고 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낮추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청년 빈곤으로 인한 아침밥 결식률 감소와 쌀 소비 촉진, 해당 두 가지의 긍정적인 의도로 시작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 주도로 진행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전반적인 모든 항목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우리 학교 역시, ‘천원의 아침밥’ 시행 공지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 게시된 후에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주를 이뤘고, 해당 공지글에 이목이 집중되어 단시간에 ‘HOT 게시판’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천원의 아침밥’이 학생들의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경제적 곤란에 도움을 준다는 뜻에서, 본격적인 사업 시행 전임에도 ‘천원의 아침밥’에 대한 우리 학생들의 높은 관심도를 보여주었다.

  상명대학교는 2023·1학기 5월 1일부터 ‘천원의 아침밥’을 시행했다. 상명대학교 ‘천원의 아침밥’은 본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매일 선착순 100명에 한하여 미래백년관 5층 학생식당에서 단돈 1,000원에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업체 측의 인건비 절감과 동시에 한정된 예산 내에서 질 좋은 식사 제공을 위하여, 시행 요일은 일주일 중 평일에 해당하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인 4일로 한정했고, 시간은 8:30~11:00(소진 시까지), 10:00~11:00 총 두 타임으로 나눠 시간별로 메뉴를 달리 제공했다.

  8시 30분부터 11시까지는 쌀 가공 빵과 우유, 후식으로 과일 푸딩을 제공했고, 10시부터 11시까지는 매일 달라지는 단품 메뉴와 2찬을 추가로 제공했다. 8시 30분부터 제공되는 빵식은 바쁜 아침에 학우들이 빠르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10시부터 제공되는 밥식은 이른 아침 수업을 마친, 혹은 오전 수업에 가기 전 배를 채우러 온 학우들에게 든든함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적절한 시간 분배와 메뉴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천 원으로 아침밥을 먹어보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사업 시행 기간에 여러 차례 방문하여 천원의 아침밥을 먹어봤다. 이하의 내용은 상명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서, 사업에 대한 나의 경험과 감상을 중심으로 서술하고자 한다.

1. 상명대학교 학생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교내 학생식당 내에 키오스크로 식권을 구매해야 한다. 단돈 1,000원으로 식권을 구매한 뒤 8시 30분부터 아침을 배식받는 시스템으로 진행됐다.

우리 학교에서는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더하여 특별 식사비 지원 이벤트도 진행했는데, 이 이벤트의 이름이 바로 ‘상명이 쏜다’이다.


<‘상명이 쏜다’ 홍보 이미지>


  ‘상명이 쏜다’란, 총장님을 비롯한 교무위원분들께서 매주 1회, 학생이 부담하는 1,000원을 지원하는 이벤트이다. ‘상명이 쏜다’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한 인지도 상승을 통한 사업의 성공적인 운영 도모와 학생 복지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하여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 제고를 위해 시행된 우리 학교의 특별한 이벤트였다. 사진 속에 기재된 날에 맞춰 가면 무료로 든든한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해당 공지를 보고 나도 ‘상명이 쏜다’ 이벤트 날에 맞춰 간 경험이 있는데, 해당 일자에는 따로 식권을 구매하지 않고 무료로 아침밥을 먹을 수 있었으며, 식권 구매 대신 배식 받는 곳에 가서 날짜, 학번, 전공, 이름만 작성하면 됐다.

2. 키오스크로 식권을 받았다면, 사진 속 ‘오늘의 메뉴’가 적힌 곳 앞에 순서대로 줄을 서서 아침밥을 배식받으면 된다. 미래백년관 학생식당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면 알겠지만, 저곳은 평소 점심 학식의 푸드코트 메뉴를 배식받는 곳이다. 파란색 가이드라인 안쪽으로 줄을 선 다음 수저를 챙기고, 식권을 내고, 배식을 받으면 된다.

천원의 아침밥 배식 요건이 학식을 먹을 때와 비슷하여 딱히 번거로움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사업의 특징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3. 식권을 받고 순서가 다가오면 마침내 ‘천원의 아침밥’을 받아볼 수 있다. 앞서 서론에 언급했듯이, 우리 학교의 ‘천원의 아침밥’ 메뉴는 크게 빵과 밥, 두 가지이다.

  8시 30분부터 소진 시까지 제공되는 빵식은 쌀 가공 빵과 우유, 후식으로 과일 푸딩까지 함께 나온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 취지 중 하나인 쌀 소비량 확대를 위해 쌀로 가공한 빵으로 제공하는 것 같았다. 쌀 가공 빵은 쌀로 만든 슈크림 빵이었고, 쌀 슈크림은 생소하다는 생각에 걱정했는데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슈크림 빵이었다. 쌀로 만들어졌다는 게 안 믿길 정도로 슈크림 맛과 비슷했는데, 오히려 기본 슈크림보다 쫀득한 느낌이라 더 맛있게 느껴졌다. 우유와 과일 푸딩은 특별한 점 없이 모두가 알 수 있는 맛이었다. 크기가 작은 빵이라서 아침으로 괜찮을지 걱정했는데, 빵만 주는 게 아니라 우유와 푸딩까지 함께라서 전체적인 양이나 만족도가 부족하지 않았다. 빵식의 세 가지 구성 모두 바로 먹어야 하는 게 아니라 가지고 이동할 수 있어서 수업 가기 전에, 혹은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먹으면 배고픔이 가실 정도의 든든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디서든 편리하고 간단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바쁜 아침에 최적이었다.

  밥식은 10시부터 11시까지 제공되는데, 매일 단품 메뉴 하나와 2개의 반찬이 함께 나왔다. 내가 간 날의 단품 메뉴는 열무 비빔밥이었고, 추가로 배추김치와 으깬 두부 반찬이 나왔다. 단품 메뉴는 매일 메뉴가 달라졌고, 주간별로 나오는 학생식당 식단표로 메뉴를 확인할 수 있어서 원하는 메뉴가 나오는 날 골라갈 수 있다는 점과 매일 메뉴가 달라져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 큰 특징이었다. 밥식의 메뉴는 단품 메뉴 하나를 메인으로 제공하되, 학생들의 선호도 반영되어야 하므로 제조 과정에 손이 덜 가면서도 추가적인 반찬이 필요하지 않은 덮밥, 비빔밥 종류로 준비하는 것 같았으며, 확실히 빵보다는 밥으로 아침을 먹었을 때 훨씬 든든한 포만감을 느꼈다. 내가 먹은 열무 비빔밥은 비빔밥을 안 좋아하는 나조차도 싹 비울 정도로 그 맛과 질이 좋아서 천 원이라는 강력한 가격적 메리트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둘 다 먹어보면서 빵과 밥, 무엇 하나가 더 좋고 나쁜 거 없이 각 메뉴의 확실한 특징과 메리트를 가지고 있었고 시간별로 나눠 제공함으로써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여기까지가 천 원의 아침밥을 먹어본 나의 감상이다. 느낀 점을 되새겨보면서 ‘천원의 아침밥’을 경험한 다른 학우들은 메뉴 구성에 어떤 평을 내렸을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기사를 마무리하며

  사실 취재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통한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받고 싶어서 앞서 언급한 ‘상명이 쏜다’ 이벤트 진행 날을 골라서 방문했는데, 당연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가 첫 방문 날 선착순 50명 안에 드는 것에 실패하기도 했다. 분명 9시 정각에 도착했는데도, 50개의 빵이 모두 소진되어 받을 수가 없었고 하필이면 이날 10시 수업이 있었던 터라 10시부터 제공하는 밥식도 받을 수가 없어서 수업 시간 내내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있었다는 눈물겨운 일화도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학우들이 식사비 지원 이벤트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 이런 이벤트를 잘 활용하려고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아침밥을 못 받은 것은 좀 더 일찍 도착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지만, 천원의 아침밥을 받기 위해 수업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했음에도 빈손으로 미백관을 나와서 강의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많이 느꼈다. 예상보다 일찍 음식이 소진된 경우에 이를 학생들에게 알리는 조치가 준비되어 있었다면, 나와 같은 학생들의 헛된 발걸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시스템의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모습>

  추가로 사업 시행 과정에서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바로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였다. 기분 좋게 맛있는 밥을 먹고 퇴식구에 갔더니 쓰레기통 한곳에 함께 버려진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쓰레기, 우유갑 무더기가 있었고, 나는 이런 상황에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모두가 바쁜 아침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깔끔한 분리수거는 힘들지 몰라도, 플라스틱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분류하는 기본적인 부분은 지켰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또 비슷한 사업을 하게 된다면, 이러한 부분도 고려하여 아쉬운 점이 없도록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

  6월 21일을 마지막으로 상명대학교 첫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마무리됐지만, 대학생의 아침 결식률 감소와 쌀 소비 촉진을 목표로 한다는 좋은 취지의 사업이었던 만큼, 학생들의 반가운 참여를 전제로 하여 앞으로도 학우들에게 도움이 되는 새롭고 다양한 사업이 기획되길 바란다.






[ 참고 문헌 ]

1. 사이드뷰, 아침밥의 효능 알고 계신가요? ‘천원의 아침밥’ 인기 급증, 2023.03.28,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5691877&memberNo=40708925&vType=VERTICAL

2. 학생복지팀, 천원의 아침밥 이벤트 "교무위원이 쏜다!!" 시행 안내, 상명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통합공지, 2023.05.04,

https://www.smu.ac.kr/lounge/notice/notice.do?mode=view&articleNo=736263&srCampus=smu&article.offset=0&articleLimit=10

3. 학생복지팀, 2023년 ‘천원의 아침밥’ 사업 시행 안내(아침밥 식권 구매 당일만 사용 가능), 상명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통합공지, 2023.04.25,

https://www.smu.ac.kr/lounge/notice/notice.do?mode=view&articleNo=736000&srCampus=smu&article.offset=0&articleLimit=10&srStartDt=2022-03-01&srSearchVal=%EC%B2%9C%EC%9B%90%EC%9D%98+%EC%95%84%EC%B9%A8%EB%B0%A5&srSearchKey=smu%2C&srEndDt=2024-02-29

4. 총학생회 선,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천원의 아침밥 시행 관련 공지, 대학생 비공식 커뮤니티 공지, 2023.04.25,

https://everytime.kr/370450/v/300448903

5. 주애진 기자 외 3명, 굶으며 버티는 청춘…청년 37% “돈 없어 끼니 거른 적 있어”, 동아일보, 2021.04.19,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419/1064714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