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과 경험의 반복
- 작성자 장민경 (2019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2692
이번 원고의 주제를 안내받고서 글을 쓰기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변명을 하자면 교육학과에 입학하고 달려온 약 3년간의 시간을 한 페이지 안에 어떻게 눌러 담아야 할까 고민이 많이 되었던 탓이다. ‘나와 교육학과’는 무엇일까. 제일 먼저 작년에 학과 학생회 부원들과 함께 제작했던 <2020 교육학과 다큐멘터리> 영상이 떠올랐다.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인해 많은 이들을 만나지 못했던 2020년, 영상으로나마 교육학과만의 이야기를 담아서 기록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의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획서를 작성한 기억이 난다. 나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교육학을 공부 해야 할지, 앞으로 나는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교육학과의 선후배님들과 교수님들께서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지 대화를 나눠보고 내면의 방향성을 찾고 싶은 의도가 있었음을 이제야 밝힌다. 그래서 그때 의문의 답은 찾았냐는 질문에 답은‘아직’이다. 여전히 내가 무슨 마음가짐으로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지는 답을 찾지 못했지만, 그때 인터뷰에 응해주신 모든 분들의 이야기는 내게 자부심을 주었다. 모두가 자신이 교육학과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있었고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앞으로의 경험을 통해 나아가리라는 믿음을 보여주었기에 교육학과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다. 나는 당시에 한 번도 도전해보지 못한 영역의 편집과 제작방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즐겁게 임할 수 있었고, 영상이 완성된 후에도 몇 번이나 다시 재생해보며 교육학과로서의 프라이드를 키울 수 있었다. (나는 어색하고 부족한 편집 때문에 부끄러워서 이전에 제작한 영상들을 잘 보지 않는데 다큐멘터리 영상 만큼은 어색함을 무릅쓰고 지금도 종종 재생해보곤 한다.)
교육학과에 입학할 때 나는 뭐든 경험해보고 싶었다. 지방에서 올라와 접하게 된 다양한 도전의 기회는 새내기의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고, 그 첫걸음은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에서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8년간 배운 바이올린 실력을 살려 연주 단원 오디션을 봤고 관심 있던 무대 기획팀에도 들어갔다. 보통 처음 들어오는 단원이 기획팀까지 지원하는 경우가 드물고 나이도 제일 어려서 기존 팀원분들이 관심 가지고 챙겨주신 기억이 난다. 정말 다양한 학과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취미인 바이올린 연주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하며 협업을 하는 방식과 태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한 학기가 지나고 나서는 오케스트라 내 청소년단원들을 위한 멘토링 팀장을 맡아 이벤트를 이끌 수 있었는데, 이 경험은 학교에서 팀 프로젝트 과제를 할 때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2학년이 되고부터는 학생회에 지원하여 기획부 차장으로서 학과를 위해 활동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에 준비하던 대면 행사가 모두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비대면으로 신입생분들을 위한 안내와 학과 소개를 전달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마침 미디어아트 연계전공 과정을 배우기 시작하고 영상에 관심을 가질 때라 기획과정을 실습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신입생 OT 영상 제작을 맡겠다고 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교육학과 유튜브 채널이 개설되었고, 1년간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영상의 전반을 맡아 제작하는 경험을 쌓았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많이 부족했을 텐데 영상을 기획할 때마다 나를 믿고 늘 도와주신 2020년 교육학과 학생회 별솔의 선배들과 동기들에게 무척 고맙다.
내게 1~2학년 동안의 경험이 연습과 깨달음이었다면 3학년부터는 실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학생회 임기가 끝나고 영상 제작을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았던 나는 보다 자유롭고 넓은 주제의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영상 동아리를 만들었다. 마음이 맞는 동기·후배들과 회의를 통해 동아리의 조직, 규칙 등을 정하고, 신입생 대상의 모집을 준비하며 그동안의 경험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오케스트라 기획팀에서 배운 협업 툴과 회의방식을 활용할 수 있었고 옆에서 지켜만 봤던 리더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도 체감했다. 그동안 영상편집을 하며 얻은 팁과 가이드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대내외적으로 많은 요소를 고려하려 노력 하지만 부원 모두의 니즈를 충족하고 그들이 즐겁게 콘텐츠 제작을 경험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구성하는 것은 동아리의 회장으로서 늘 고민하게 되는 과제이다.
시간에 여백을 두지 않으려던 나는 3학년 1학기를 종강하고 방학 동안 각종 공모전에 도전했다. 그동안 교육학과에서 배운 전공 지식을 다시 되돌아보고 활용하고, 새로운 영역에 대해 알아볼 때가 무척이나 설렜으며, 함께하는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이 정말 즐거웠다. 그리고 나는 전문성에 대한 욕심이 생기게 되었다. 교육과 관련한 공모전을 준비 하다 보니 우리가 제작한 작품이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쓰여야 할지 학습자의 입장에서 수없이 고민했다. 그럴수록 교육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더 효과 있는 교육을 설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는 평소 고민을 많이 하던 대학원 진학을 확고히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번 학기부터는 학·석사 연계과정을 통해 대학원 수업을 듣고 있다. 아직 수업을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종종 어려워할 때도 있지만 새로운 것을 아는 것은 언제나 신선하고 흥미로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중이다.
도전의 연속이었던 나의 대학 생활 속에서 가장 감사하는 것은 교육학과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항상 학생들을 배려해주시고 성장으로 이끌어주시는 교수님들은 물론이고, 서로를 응원하는 소중한 동기들,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배울 점도 많은 후배들, 좋은 영향을 주는 선배들과의 인연에 감사하다. 특히 나는 선배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건강한 마인드와 열정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무척 멋있었고, 가끔 고민을 털어놓으면 진심으로 경험이 담긴 조언을 해주는 선배님들이 있어 큰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도 수많은 걱정을 겪음으로써 성장했을 테고 여전히 고민을 안고 있을 수 있지만 내게는 좋은 영향만 주는, 정말 멋있는 선배님들이기에 나 또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교육학과에서 3년간 배우며 나는 많이 성장했다. 여전히 나는 부족한 사람이고 늘 불안과 걱정, 고민과 의문의 반복이지만 이를 통해 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 더 도전하고 깨우치고 싶다. 물론 그동안 순간의 용기로 벌인 일들이 부담으로 다가와 벅차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느 때보다 배운 것이 많은 3년이었고, 경험은 재산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교육학과는 내게 자부심이 되었으며 이제는 더 알고픈 욕심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나는 더 건강하고 열정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