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방향을 바꾼 교육학과
- 작성자 구본건 (2019 입학)
- 작성일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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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학창 시절은 다른 학생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중학교 2학년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그저 공부만 하던 학생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집, 학교, 학원, 늦은 귀가라는 반복되는 일상과 유명한 ‘중2병’이 더해져 새로운 도전이자 길을 선택했다. 공부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기로 하였고, 태권도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이전에 다녔던 태권도는 그저 놀이, 체육이지만, 이때부터는 달랐다. 대학 입시도 태권도학과로 준비하는 전문적인 태권도 선수가 되기 위한 태권도였다. 그렇게 나는 한순간에 자사고 입학 지망생에서 태권도 선수의 꿈을 꾸게 되었다.
태권도 선수로 대학교 입학 직전까지 활동했다. 태권도를 하면서 체형도 변하고 성격도 많이 변했다. 비만에 가까웠던 체형은 정상적인 체형을 되찾았으며, 어디서나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는 태권도 종목 중 품새와 시범을 하였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재능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운동을 하면서 잘 되지 않을 때면 속으로 ‘나는 열심히 하는데 왜 실력이 늘지 않지?’, ‘왜 항상 제자리걸음을 걷지?’ 등의 생각을 하면서 재능이 부족한 나에게 화가 났다. 그럴 때면 집에 와서 울고, 체육관에서 울고.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그랬다.
고등학교 1학년 졸업까지 태권도 선수라고 할 수 있지 않았다. 선수 등록도 하지 않았으며 대회도 나가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정식으로 선수 등록을 하고 2부 리그부터 천천히 나가면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그렇게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아직까지 나는 전국대회 메달이 없었다. 대학에 성공적으로 입학하기 위해서는 대회 성적은 필수는 아니더라도 좋은 가산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팀에서는 나에게 파트너 2명을 붙여줘 대회에 나가게 됐다. 2018년 첫 대회는 팀의 응원과 지원을 바탕으로 ‘1위’라는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 이때부터 나에게 큰 문제가 생겼다. 나는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자만과 오만이 자라나고 있었다. 그전까지는 메달을 따기 위해서 열심히 했었다면, 이제 그 목표를 이루었고, ‘나는 메달이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학에 무조건 갈 수 있어’라는 근거 없는 확신에 가득 차 운동을 전보다 게을리 하기 시작했다. 그때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렇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 메달은 나의 전국대회 처음이자 마지막 메달이 되었다. 후반기에는 하고 싶은 것만 하려는 태도까지 보이며 선수로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확신을 하고 있던 이유는 나는 태권도를 시작하는 동시에 공부와 연을 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체육관 관장님을 비롯한, 부모님, 주위 사람들은 ‘운동을 하면서 좋은 성적을 가지는 것은 큰 장점이다.’라고 하며 기존의 학업을 그대로 이어갈 것을 권했고, 그렇게 되었다. 단순히 공부가 하기 싫어서 운동을 시작한 것이, 운동으로 성공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나는 꾸준히 학업에도 열중하며 전보다는 아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좋은 성적과 대회 성적이라는 2가지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입시 시즌이 다가오고 나는 실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도 그 자만과 오만은 그대로였다. 그러니 연습을 제대로 하는 날이 80%도 안됐을 것이다. 수시는 2개의 학교, 정시는 3개의 학교를 적었으며, 정시에서 적은 상명대학교 이외의 학교는 이름만 대도 태권도로 유명한 학교다. 자존심도 강했다. 가기 싫은 대학교는 절대 쓰지 않았다. 결국 나는 상명대학교를 제외한 모든 대학교에서 불합격하게 되었다.
‘태권도를 하던 애가 어떻게 상명대학교 교육학과를 입학한거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수능을 인생의 한 번 보는 시험이고 경험이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운이 좋게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렇게 정시 접수를 하던 중 마지막 ‘다 군’에서 지원하고 싶은 학교가 없었다. 그때 상명대학교 교육학과가 가장 높은 위치에 있어 접수하게 되었다. 비록 최초 합격은 아닌 문 닫고 들어간 추가 합격이었지만 입학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의 태권도 선수 생활은 끝이 나고, 새로운, 교육학과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사실 교사의 꿈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태권도 선수를 하다가 대학원 진학을 통해 체육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체육교사가 아니더라도 ‘교사’라는 꿈이 있어 상명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하게 된 것 같다.
처음에 입학했을 때는, 사실 지금도 교육학과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학과라는 학과가 어떤 학과인지도 모르고 지원했으며, ‘교육학’이라는 과목이 지원할 때 처음 들어본 단어였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나는 아직도 혼란스럽다. 다른 진로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교사의 꿈을 정하고 2학년부터는 사대 내 복전(국어교육과)을 통해 국어교사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많은 수업을 들었지만 항상 어렵고, 힘들고,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항상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쓰다 보니 이상하다. 적응도 못한 것 같은 아이가 2년 째 학생회를 하고 있다니. 교육학과의 교수님들, 많은 선배님들, 동기들, 후배님들 모두 좋으신 분들이다. 요새 드는 생각은 운동을 그만둔 것이 정말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임용고시에 일찍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한다. 걱정이 더 크다. 이제는 정말 준비해야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학과에서의 나는 어떨까.
음...좋지 않다면 좋지 않은 과거도 있었고, 적응의 문제도 있었고. 나는 지금 문화부에 소속되어 있고 2019학년도에는 연극을 했었다. 만약 내가 문화부가 아니었다면, 연극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 1학년 1학기가 끝나고 반수 혹은 자퇴를 했을 지도 모른다. 많은 좋은 선배들을 만났고, 동기들도 만났다. 상명대학교 교육학과는 여러모로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학과이다. 잘 나가는 문화부! 열정의 문화부!
지금은 작년부터 이어져 온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들어 하고 있다. 매년 있던 MT, 회식, 행사 등 많은 활동에 제약이 걸리고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제대로 된 학교생활을 하고 있지 못하다. 19학번으로 1년이라는 학교생활다운 학교생활을 해본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이후 학번을 보면 복잡한 감정이 든다.
쓰다 보니 글이 이상해진 것 같다. 나의 입학 전 글이 너무 길다. 아무튼 상명대학교 교육학과는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 놓았다. 많은 일이 있었고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내년에는 군대에 갈 것 같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가야 한다. 지금도 늦었는데 안 가면 더 늦는다. 파이팅!